1910년 경주시민의 요청에 따라 출발한 경주신라회가 1913년 경주고적보존회로 정식 발족하면서 신라의 문화유적 보존을 위해 경주시 동부동에 있던 옛 객사 건물에 전시관을 개설하여 신라문화재를 일반에게 공개함으로써 박물관의 기능이 시작되었다.
1921년에는 금관총 조사를 계기로 경주시민들은 "금관고"라는 건물을 마련하여 여기에 출토품을 전시 보관하였으며, 해방 후 서울의 총독부박물관이 국립박물관으로 정식 개관되자 경주도 국립박물관 경주분관으로 편제가 정비되었다. 이 때까지 동부동에 자리잡고 있었던 옛 박물관은 1,200여 평의 터에 몇 채의 건물로 이루어진 아담한 박물관이었다.
그 뒤 우리의 역사와 전통문화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높아지면서 경주지역의 유적조사가 활발해지고 많은 유물이 출토됨에 따라 보존과 전시에 보다 넓은 공간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1975년에 현재의 자리인 인왕동에 만여평의 터를 마련하여 새 건물을 지어 그 면모를 새롭게 하였으며, 1985년에는 안압지관을 갖추게 됨으로서 명실공히 신라의 고도 경주를 대표하는 문화기관으로 기능을 다할 수 있게 되었다. 이와 함께 개관 이래 경주지역 문화유산의 발굴·수집·연구에 전력을 다하고 있으며 전시내용의 개선을 위해서도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사회교육사업으로는 경주의 신라문화동인회와 함께 1954년 부터 시작한 어린이 박물관학교를 매주 토요일마다 열어 평생교육기관의 구실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이밖에 여름·겨울방학 동안에는 청소년과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강좌가 열리며, 5월 18일 세계박물관의 날을 전후하여 해마다 어린이 전통예술실기대회를 열어 어려서부터 우리 문화재를 사랑하도록 하는 마당을 마련하고 있다.
* 박물관에서 하는 일
- 소장유물 관리 및 전시실 운영
- 문화재 조사·연구
- 특별전시 개최- 매년 1회의 특별전 기획, 전시
- 경주박물관 학교 운영- 1954년부터 시작된 초·중·고등부 학생들을 위한 문화재 수업, 매주 토요일
- 경주박물관 대학 운영- 성인대상으로 전통문화에 대한 강의 및 답사실시
- 문화강좌 개설-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동안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강좌 운영
- 전통예술 실기대회 개최-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국립경주박물관 전시유물 그리기와 만들기 대회 개최
경주박물관의 본관, 제1전시실, 제2별관, 즉 세 개의 전시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박물관 보유 유물의 수는 8만여 점, 이 가운데 2500여 점의 유물만 상설 전시하고 있다. 본관에는 선사 원삼국실, 이양선(이양선) 기증 유물 전시실, 불교미술실이 있다. 선사 원삼국실에는 경주와 주변지역에서 수집한 선사시대부터 원삼국시대까지의 유물을, 이양선 기증 유물 전시실에는 이양선 박사가 기증한 문화재를, 그리고 불교 미술실은 신라와 통일신라시대의 불교 조각과 금속공예품 등을 전시하고 있다.
국립경주박물관 내부 및 전시 유물은 다음과 같다. 본관에 있는 선사 원삼국실 입구에는 울주 반구대의 너비 8m, 높이 2m의 암벽에 새겨진 암각화의 탁본이 전시되어 있다. 이 그림에는 고래, 호랑이, 개, 사슴, 돼지같은 짐승과 생식기가 그려진 남자, 배, 사냥하는 모습이 담겨져 있다. 전시유물로는 경북 지방에서 출토된 토기와 석기(신석기 문화), 구정동에서 출토된 무기와 의식용 도구, 경주 입실리에서 출토된 무기와 장신구, 대구 평리동의 유물(초기 철기 문화), 조양동 38호 무덤에서 발굴된 유적(원삼국시대 문화)들이 대표적이다.
1976년부터 1983년까지 8년간에 걸친 황룡사터 발굴조사를 통해 출토된 유물에는 갖가지 와전류와 토기, 금속제품, 납석제품 등이 망라되어 있으며, 이와 함께 황룡사 복원 모형을 전시하여 신라 최대의 호국사찰인 황룡사를 재현하였다. 백색의 화강암을 재료로 삼은 석불과 십이지상 등은 신라 조형미술의 우수성을 단적으로 보여 주며, 이 밖에 임신서기석·남산신성비 등의 갖가지 비석들은 신라 역사를 밝혀주는 대표적인 금석문이다. 이양선 기증 유물 전시실에는 의사였던 이양선 씨가 30년간 개인적으로 모아온 수집품 666점이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기마형 인물토기, 오리형 토기가 있다.
제1별관은 고분관으로 신라고분에서 출토된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금관총·서봉총·천마총·황남대총·교동고분·계림로고분군·월성로고분군·안계리고분군 등 경주지역의 돌무지덧널무덤에서 출토된 유물들과, 용강동고분·황성동고분 등 돌방무덤에서 출토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제2별관은 안압지관으로 안압지에서 나온 3만여 점의 유물 가운데 대표적인 유물을 선정하여 전시하고 있다. 이들 유물은 신라시대 궁궐에서 쓰던 생활용품들로 당시의 궁중생활을 짐작하게 하는 귀중한 것들이다. 박물관 정문의 오른쪽 뜰에는 성덕대왕신종이 자리잡고 있다. 이 밖에도 고선사터 석탑을 비롯하여 장항리에서 옮겨온 석조여래입상을 비롯한 많은 불상과 석탑, 석조, 석등, 비석 받침 그리고 각종 석조유물들이 뜰에 늘어서 있어 또하나의 박물관을 연상케 한다.